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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랑스 니스에 살고, 그전에 태국 방콕에서 6년을 보냈어요. 장소에 구속받지 않는 삶을 꿈꾸는 노마드 입니다.

프랑스 은행 시스템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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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주 경험이 없으면 우리나라 은행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는 것을 모른다. 어렸을 때부터 내이름으로 있는 은행계좌도 여러개 있고, 온라인뱅킹에, 요즘에는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은행들도 생겨나면서 돈 관리가 엄청 편하다. 한국에 갈때마다 은행 혹은 결제관련 새로운 것들을 꼭 하나씩 배워오는 느낌. 그러나 외국에 살면 당연한게 당연하지않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충격먹은 프랑스 은행시스템의 단점들에 대해서 적어 보려한다. 프랑스 행정 싸대기를 여러번 맞은 것중에 가장 큰 부분에 속하는게 은행관련 업무이다. 핀테크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은행시스템“. 개발 도상국인 태국에서도 살아보면서 많은 행정 고통을 느껴보았지만. 프랑스 은행시스템은 이게 정말 선진국이 맞나 싶은 분야이다. (여담으로 태국도 FinTech 정말 잘 되어있다)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저는 프랑스를 사랑합니다.)

1. 계좌이체를 하는데 최소 하루가 걸린다

상상해 보았는가, 실시간 계좌이체가 없는 세상을? 프랑스는 그렇다. 게다가 계좌이체는 주말, 휴일에은 안 해준다. 그 말인 즉슨 내가 실수로 금요일 저녁에 이체를 하면 그건 주말이 지난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처리된다. 성격 급한 한국사람으로써 진짜 환장한다.

2. 카드로 돈을 써도 실시간 알림이 없다

모바일 뱅킹앱이 있다 다행이도. 근데 내가 돈을 써도 알림이 없다. 뱅킹앱을 열어서 잔고를 확인해봐도 방금 쓴 돈이 안나온다. 실시간으로 이게 처리가 안되는거다 ㅠㅠ 내가 얼마 썼는지 알아서 계산해야한다. 몇 일뒤에 업데이트된다 하하

3. ATM기기에서는 출금만 된다

ATM에서 현금 입금을 할수 없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을 내 통장에 입금하고 싶으면 나의 해당 은행에 직접 가서 (꼭 내 은행이어야만 함) “입금 봉투”를 받아서, 펜을 들고 내 이름과 계좌번호를 수기로 적어서, ATM “상자”에다가 집어넣어야한다. 그럼 이제 누가 그걸 손으로 꺼내서 돈을 센 다음에 내 계좌로 입금해주겠지. 모든 것이 메뉴얼. 물론 돈 들어오는데 몇일 걸린다. (2024년이다 지금)

4. 돈을 송금할때, 계좌번호 확인이 안된다.

돈을 누군가한테 보낼때, 상대방 계좌번호를 입력해도 이게 내가 잘 입력한건지 실수를 한건지 알 수가없다. 한국은 이체할때 계좌번호 입력하면 은행도 나오고 상대방 이름도 나와서 송금하기전에 확인이 가능한데, 여긴 뭐… 도통 모른다. 혹시나 계좌번호 실수라도 했다? 어찌될지 어휴 상상도 하기싫다 끔찍하다. 실수도 뭐 몇일 지나서야 알 수 있겟지. 실시간 계좌이체 따위는 없으니까.

한국에서는 카톡으로든 뭐든 친구들과 돈 주고받는 게 얼마나 쉬운데. 프랑스에서는 친구들, 지인들과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해도 돈을 나눌수가 없다. 누구 하나가 돈을 내면 큰일 난다 돈을 돌려줄수 있는 방법이 복잡해…. 현금으로 주는게 젤 편해진다. 안그럼 그 사람 계좌번호 물어봐서 등록해야한다 그리고 하루 이상 걸리니 ^^

한가지 여담으로, 내가 주거래 은행을 바꿔서 월급 받는 계좌번호를 바꿔야 할때가 있었다. 회사한테 이 새로운 계좌번호를 주는데 진짜 몇 번을 확인했는지. 그리고 다음 월급날까지 조마조마했다 계좌번호 잘못줘서 월급 안들어올까봐 ㅋㅋㅋㅋ

4. 단순 입출금계좌에도 서비스 fee가 있다

단순한 입출금계좌를 가지고 있어도 서비스 fee가 있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한달에 15-25 유로 (한화로 2-3만원), 이것은 매달 통장에서 자동으로 나간다. 한국에서는 여러 신용카드도 연회비가 무료다. 그럼 프랑스 은행들이 가져가는 서비스 fee로 무슨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나를 당담하는 은행직원이 따로 있다. 개개인에 은행직원이 배치되어있단 말씀. 이 사람들이 종종 전화와서 잘지내세요, 이런 투자는 어떠세요, 집 대출받으실때 되셨나요 등등… 물어본다. 이게 피같은 내 통장에서 이런 서비스를 원치 않아도 나간다.

특히나 이 시스템이 정말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게 뭐냐면, 이 담당 은행 직원이 나의 대한 정보를 정말 많이 알고있다. 특히나 내 계좌정보. 내가 얼마를 통장에 넣어놨는지, 얼마를 쓰는지, 다 알고 있다. 그것에 맞춰 ‘맞춤서비스‘ 하는거다. 한국사람으로써 나는 이게 되게 불쾌하게 느껴졌다. 유럽은 GDPR이니해서 Privacy 규제가 상당히 강한데, 내가 얼굴도 모르는 은행직원이 도대체 왜 내가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아이러니.

견해, 결론

더 자잘한 에피소들이 있지만 여기까지. 왜 이럴까, 왜 개선하지 못하는거지? 질문을 혼자 많이해봤는데, 답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개선의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다. 되돌아보면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IT의 발전이 진짜 엄청 최근이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있는데, 대한민국 같이 많은 시행착오를 근대에 겪어, 근대에 나라의 기반을 새로 시작하게 된 경우는 이 IT시스템을 금방 들이고 사람들도 그만큼 적응을 잘하는 것같다. 그치만 프랑스같이 선진국으로써 잘살온지 몇백년 된 나라같은 경우에는 이미 이렇게 잘 살아왔는데 왜 바꿔? 잘 구축되어있는 시스템을 바꾸려는 시도가 조금 부족한 느낌? 특히나 은행시스템은 어느 나라 가서 새로운 방식을 배우지 않는이상 당연하게 느껴질지도.

근데 또 보면 유럽연합중 여러 나라들의 은행 시스템이 꽤 괜찮단다. 예를 들면 이 실시간 계좌이체를 도입하고 쓰는 나라들이 꽤 있다. (출처: https://www.numeral.io/guide-article/instant-payments-european-countries). 여길 보면 프랑스는 없음 ㅠㅠ

그래도 다행이도, 이런 구식 은행시스템을 맞서기위한 온라인 은행들이 여럿 있다. 나는 이 답답한 시스템에 진절머리가 나서 모두 온라인 은행으로 돌렸다. 물론 모든면이 개선된건 아니지만 그래도 훨씬 낫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내가 쓰는 온라인 은행들을 집어보고 어떤 점이 좋은지 적어봐야지!

“프랑스 은행 시스템의 단점” 글에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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