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프랑스 팍스체결을 시청에서 두번이나 거절당한 썰을 풀었다.
고통과 분노 그리고 인내를 통해 세번째에 시청에서 드디어 싸인 받았다. 오늘은 그 마지막 썰이다.
지난번 (두번째 랑데부)에서의 거절 사유는 번역본이 원본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매번 불어 번역이 필요할때마다 부탁 드리는 공인번역사님께 또 연락을 드려서 설명을 드린후 원본을 아주 신속하게 퀵배송으로 몽펠리에에서 니스로 보내주셨다. 다음 랑데부는 또 다시 웹사이트에서 신청을 한 후 니스빌의 연락을 기다린 후 이것저것 또 설명을 한 후, 우리 상황을 이해(?) 하셨는지 2주 뒤로 또 잡아줬다. 번역본 원본이 잘 와서 다행이었지만 아니이게 번역본 원본은… 그냥 정말 복사본과의 차이는 서명 볼펜 색깔 차이… 서명이 파란색 볼펜으로 되어있는것 빼고는 정말 토씨하나 다른게 없었다 ㅠㅠ (진짜로 이게 당신들이 원하는 것입니까)
각설하고 그렇게 또 3번째 랑데부에 갔다. 이번에는 가기전에 둘이서 동의한 것은, 이번에도 꼬투리를 잡고 뭐라고 하고 거절을 하면,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하자. 더이상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것은 없으며 이 이상 나아간다면 이 담당자의 문제이고 우리는 더이상 용납안한다. 라는 것이 우리 둘만의 동의였다.
그렇게 또 봉쥬르 하고 만난 그 담당자. 내 짝궁은 이제 웃음기하나 없이 팔짱 딱 끼고 서류만 들이 밀었다. 담당자 또한 한치의 웃음도 없고 눈마주침도 없이 그저 또 처리해야하는 팍스커플이구나 하는 눈치로 우리를 대했다. 첫번째 두번째 랑데부에서 얘기했던 것들은 신경도 안쓰는 눈치였고 묻었던거 또 물으시더라. 서류를 계속 해서 검토 하시더니 뭐 다 괜찮다는 말도없이 컴퓨터에 뭐를 입력을 계속하시더라. 그렇게 뭐 축하한다는 말도없이 서류가 승인이 된거였다. 첫번째 두번째 서류거절을 당하면서, 내가 이해하려고 애썼던 사항은 ‘그래 이 사람도 누군가에게 승인을 받아햐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으려면 서류가 제대로 되어야겠지‘ 라는 사항이었다. 그치만 이번에 승인을 받는데 이 담당자는 어느 누구에게도 서류를 건내주지 않았다. 담당자 본인이 승인을 하는 것이었고 그저 담당자 본인이 맘에 안든거 였다. 하! 어이가 없었지만 그저 그냥 승인서 헤세피세 만 보는것만으로도 기뻤다. 헤세피세 출력을 해주시고 우리를 쳐다보지도않고 이건 이거다 저건 저거다 설명해주고 우리는 아 메르씨 하고 방을 빠져나왔다.
얼마나 개운하던지. 모든 스트레스와 걱정거리가 어깨에서 드디어 없어진 기분이었다 야호야호 이렇게 힘들줄은 진짜 몰랐는데. 지금은 친구들과 동료들한테 얘기하는 하나의 재밌는 에피소드로 남았지만, 시간이 흘른 지금도 조금 화가 난다. 그저 정치적인 성향에 내가 당했구나. 내 남자친구가 프랑스인인건 바꿀수도 없는거고 그래 내가 감내해야하는 것인가보다. 하고 생각한다 하하
그렇게 우리는 팍스를 채결했고, 일주일 뒤에 팍스 세레모니까지도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팍스세레모니는 선택사항이었는데 우리는 양가 가족들이 모두 니스로 오셔서 축하를 해주시는 일이었기에 세레모니를 신청해서 니스빌에서 잠깐 10분? 이었지만 상당히 오피셜한 방과 오피셜한 스피치를 받으며 세레모니도 완료했다 ❤ 세레모니는 정말 좋았음! 가족 친구분들과 같이 축하하고싶으시면 세레모니 추천한다 이게 니스빌에서만 또 잘해주는거 같던데.

프랑스에서 팍스를 하시려는 한국분들께 다시한번 나만의 요약을 해보자면
- 시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들 꼼꼼히 다 직접 체크하세요! (시청마다 다르기때문에 인터넷 말고 직접 전화하고 이메일 하세요)
- 한국의 결혼 증명서는 필요한 서류가 아니었지만 결국엔 필요했습니다 (그러니까 꼭 준비하세요)
- 아포스티유는 필요하지 않다고 영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되어있지만 듣지도 않더군요 그냥 맘 편하게 아포스티유 준비합시다
-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하세요 (최소 3개월), 저는 세레모니 날짜가 잡혀있어서 그 전에 완료해야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컸어요
나의 작은 에피소드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번 팍스채결썰 끝!

댓글 남기기